[MCU/로켓토르] Sweet Rabbit

2018. 8. 10. 04:49 from MCU

 

 

* 인워 코멘터리에서 '쪼끄맣고 따뜻한 심장'이 뛰고 있다는 로켓보고 쓰는 글

* '모든 것을 다 잃고 이기느냐 죽느냐 갈림길에 있는 남자와 극히 무감각한 캐릭터의 만남'

루소즈가 퍼주는 로켓토르 파세요...이건 대박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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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주에서도 괴짜 행성이라 불리는 하프월드에서 태어났다. 아니 만들어졌다는 것이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처음 그는 'SUBJECT: 89P13'이었다. 서브젝트 에잇 나인 블라블라는 아무래도 이름치곤 좀 길다 보니 스스로를 '로켓(Rocket)'이라 지칭하였고 현상금 사냥꾼으로서 차차 악명을 알려나갔다. 그러던 중 모종의 사건을 통해 피터 퀼이라는 얼간이 동료를 만나면서 그의 생물학적 종족이 '라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잠시 잡것이나 괴물, 설치류 따위로 불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의 크루가 되었고 무엇보다 특별한 그에겐 보다 다양한 대명사가 붙었다. 트래쉬 판다, 싸이코 무기광, 사람 열 받게 하는 녀석, 아니 빡치게 하는 놈...어느 것 하나 점잖은 것이 없었지만 그러려니 했다. 언젠가 꼭지가 돌아버려 술김에 울분을 토한 적도 있었지만 최근에 들어선 자기혐오도 꽤 덤덤해졌다. 내심 인정하는 부분이 있었다. 세간의 기준에 따르면 로켓은 나쁜 놈이 맞았다.

 

한 번 폭발한 뒤로 크루들은 그의 과거에 대한 화제를 은연중에 피하는 것 같았지만 로켓은 몇 번인가 하프월드를 떠올렸다. 여생을 정처 없이 우주를 떠도는 그에게도 차마 고향이라 칭할 수 없는 곳이지만 태초의 기억은 그곳에 있었다. 로켓이 떠올리는 것은 무법천지의 끔찍한 혼종의 별이 아니라 그를 분해하고 조립한 과학자들이었다. 아마도 병기를 만들기 위한 유전자 변형 실험 같은 것이었겠지만 어쩌면 심심풀이 땅콩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정신 나간 새끼들 꼭 죽여버려야지. 이제는 분노의 감정보단 <내일은 퀼이 아끼는 젤리를 훔쳐 먹어야지>와 같은, 잠들기 전 세우는 하루 계획처럼 로켓은 시니컬한 복수를 다짐한다. 아무튼 로켓의 본성은 그 태초에, 그 수술대 위에서 기인한 것이다. 고도로 지능을 향상시켰으나 정신 나간 과학자들은 그릇인 짐승의 야성 만큼은 그대로 남겨 두었다. 공격적이고 비이성적인 야성.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진 그는 3피트(90cm)짜리 야수였다.

 

먼 과거로부터 거슬러 온 자기성찰 끝에도 로켓은 시원스러운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뜻밖의 정체성 찾기가 그를 고뇌하게 만들었다. 로켓은 한 번도 자신의 본성을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지금껏 저지른 수십 건 이상의 절도와 탈옥, 방화 등의 전과를 후회하거나 반성한 적도 드물었다. 그래서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자신을 비롯한 세상 모두가 로켓을 나쁜 놈이라 하는데 토르는 그더러 스윗 래빗(sweet rabbit)이라 부른다. 어째서? 의문은 로켓의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Sweet Rabbit

 

 

 

 

 

 

아스가르드 재건을 위한 원조를 요청하고자 니다벨리르로 향하던 도중 토르는 조난 신호를 포착했다. 신호는 오래전에 버려진 외딴 별에서 쏘아 올리고 있었는데 아마도 양자 소행성 지대에 휩쓸려 불시착이라도 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가 지상에 도착했을 때 추락한 것치곤 주변에 멀쩡하게 우거져 있는 수풀이나 흠집 하나 없는 우주선이 영 수상스러웠다. 어쩐지 낯익은 느낌에 고개를 갸웃하던 토르는 이내 그 우주선이 언젠가 신세 진 적 있었던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의 밀라노라는 것을 깨달았다. 

 

"로켓이 우릴 배신했어."

"피터ㅡ"

 

이건 배신이나 마찬가지야. 망할 너구리, 내 우주선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부득 이를 가는 피터 퀼과 일행들은 밀라노의 조종석에 다친 구석일랑 찾아볼 수 없는 평온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그리고 우주선의 입구에 선 토르와 그들 사이를 레이저로 만들어진 촘촘한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여기서 며칠째 꼼짝도 못 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 화장실로 가는 통로는 안 막아놨더라고. 퀼이 하나도 다행스럽지 않아 보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사연인즉 이러했다. 최근 근방에선 우주 광견병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데 그것이 로켓에게 전염됐다는 것이다. 광견병이라는 대목에서 토르는 잠시 멈칫했으나 이내 납득했다. (로켓이 진짜 '래빗'이 아니란 것은 토르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병에 걸렸다는 것이다. 단순한 열병인 줄 알았으나 실은 바이러스의 잠복기였던 지난 수일간 점차 이성을 잃어버리는 횟수가 늘어나더니 막판에는 크루들의 얼굴도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틀 전 아침, 온몸에 끓어오르는 열을 감당하지 못하고 바닥을 구르는 로켓에게 퀼이 다가가려던 때였다. 무언가의 스위치를 작동시킨 로켓이 그대로 우주선 밖으로 뛰쳐나갔고 뒤쫓을 새도 없이 견고한 레이저 벽이 올라와 밀라노의 입구를 틀어막은 것이다. 사전에 로켓이 남긴 메시지가 모니터 화면에 번쩍거리는 것을 크루들은 넋을 잃고 쳐다봤다고 한다. <통돼지 바비큐 되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다행히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자연히 소멸하는 종류야. 하지만 병이 나을 때까지 로켓이 무사하리란 보장이 없어."

"이 별에 외부인의 발길이 끊긴 지 족히 백 년은 되었어. 어떤 위험 요소가 있을지 나도 알 수 없네."

"지금 로켓이 제정신이 아니란 것도 걱정이야. 열 때문에 꽤 괴로워했어."

"그건 그 녀석 심보가 고약해서지."  

"로켓은 동료들한테 피해를 주는 것보다 혼자 감당하는 걸 택한 거야."  

"그래서 우릴 레이저 벽에 가둬? 지가 무슨 하드보일드 영화 주인공이야?"

 

펄쩍 뛰는 퀼에 벽에 기대서 상황을 설명하던 가모라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토르가 살짝 미소지었다. 래빗은 좋은 동료들을 두었군. 두고 봐 나중에 털을 박박 밀어버릴 테니까. 허공에 대고 분노를 터트리는 퀼을 뒤로 한 채 가모라가 레이저 벽 앞으로 다가와 토르와 시선을 맞추었다. 보다시피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없어, 그래서 당신이 도와주었으면 좋겠는데. 그 말에 고개를 돌린 퀼이 토르에게 삿대질을 했다. 지난번에 우리가 구해준 거 기억하지, 그때 공짜 밥도 먹었잖아? 집 나간 너구리 좀 잡아주겠어. 아니면 우리가 밀라노를 부수고 나가야 하나 싶거든? 토르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  

 

 

 

오랫동안 왕래가 없었던 별인지라 밀림에는 길이랄 것도 없었다. 위를 향해 제멋대로 우거져 자란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서 방향조차 분명치 않다. 어린 시절 아버지인 오딘과 함께 사냥을 할 때면 이렇게 진흙 위에 남은 발자국을 좇곤 했는데...그리운 기억이 떠올라 잠시 감상에 빠지려던 것을 추슬러 토르는 수풀을 헤치고 나아갔다. 그이니 분명 무사할 것이라 믿으면서도 밤과 함께 어둠이 가까워져 올수록 토르도 로켓이 걱정되었다.

 

이렇게 로켓을 찾고 있자니 그와의 첫 만남이 떠올랐다. 나라를 잃고, 친구를 잃고, 무기력한 상태로 동생의 죽음을 목격해야만 했던 끔찍했던 시절이 있었다. 전부를 잃었던 순간을 어렴풋하게나마 되짚을 수 있는 것은 토르 역시 시간이 흘렀기에 가능한 것이다. 1500년 이상을 살아온 신에게도 그만큼 괴로운 시련이었다. 운이 따라 같은 목적지를 갖게 된 로켓과 포드에 올랐고 복수심에 눈이 멀었던 그는 작은 친구에 대해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토르에게 먼저 대화를 걸어온 것은 로켓이었다. 그는 말을 가리지 않았고 잔인한 토르의 현실을 그대로 읊어주었다. 할 수 있겠어? 대수롭지 않게 나열한 단어들은 반대로 그의 상처를 헤집어 보여주는 꼴이었으나 어설픈 위로를 건네는 일은 없었다. 운명을 운운하는 자신에게 도리어 되물었다. 그 생각이 틀리면? 결국에는 말문이 막혀버린 순간이 찾아왔지만 이상하게 화가 나진 않았다. 로켓은 그를 비웃지도 현실을 직시하라 훈계하지도 않았으니까. 드러낼 만큼 드러냈다 생각하자 오히려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저만치 다가와 있을 죽음 또한 개의치 않아졌다. 그 날 토르의 운명을 빌어주며 로켓이 건네주었던 안구는 이제는 자신의 눈이 되어있다. 작고 상냥한 친구에게 신뢰를 갖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그러고 보니 포드 안에서 자신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나. 그로선 막을 힘이 없던 눈물을 로켓은 그저 지켜봤을 뿐이다.

 

문득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그의 귓가를 스친다. 수풀을 밟고 다가오는 소리였다. 숨을 죽인 토르는 주의를 집중해 그것과의 거리를 좁혀갔다. 익숙해진 어둠의 건너편에서 두 개의 안광이 빛나고 있었다. 서슬 퍼런 시선에 본능적으로 소름이 돋았으나 토르는 머뭇거리는 일 없이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몸을 날리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서 토르와 로켓이 서로를 주시하였다. 

 

발톱을 드러낸 네 발로 땅을 딛고 있는 모습은 완연한 짐승의 것이었다. 래빗? 동료들을 알아보지 못한다더니 토르 역시 그런 모양이었다. 자네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말을 건네 보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성대를 긁는 거친 목소리가 아니라 형언할 수 없는 울음소리였다. 못 본 사이에 꽤 터프해졌지 않나. 너스레와 함께 그를 붙잡을 타이밍을 생각하던 찰나, 먼저 달려든 것은 로켓이었다. 덩치가 작은 만큼 동작은 눈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재빨랐다. 순식간에 타고 오른 로켓이 등 뒤에서 목덜미를 덥썩 물어오는 바람에 중심을 잃은 토르의 한쪽 무릎이 무너져 내렸다.

 

가장 연약한 목덜미를 공격해 단숨에 숨통을 끊는 것은 야생의 본능이다. 갑옷과 같은 근육으로 둘러싸여 있는 몸이지만 날카롭게 벼려진 이빨은 쉽게 살갗을 찢고 파고들었다. 로켓을 떼어내기 위해 어깨를 뒤척여 보았지만 악착같이 박힌 송곳니는 빠져나올 기세가 보이질 않는다. 통증과 함께 핏물이 새어 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토르가 외쳤다. 래빗! 정신 차리게! 

 

그제야 목덜미를 물어뜯는 턱에서 천천히 힘이 빠지는 것이 전해져온다. 숲을 울리는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린 모양이었다. 토르...? 들려오는 음성은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불안하게 떨리고 있어서 토르는 덩달아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제게서 벗어나려는 낌새에 토르의 손이 먼저 움직여 로켓의 머리를 눌렀다. 빠졌던 이빨이 다시 살을 파고들었지만 토르는 버둥거리는 로켓의 몸을 놓지 않았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뜨끈한 피가 더욱 흘러나왔다. 그렇게 한참 실랑이를 벌이다가 마침내 떨어져 나간 로켓이 바닥에 무릎 꿇은 토르에게 소리쳤다.  

 

"죽으려고 환장했어?!"

 

 

 

***

 

 

 

세상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표정. 정신이 든 로켓이 토르를 처음 보았을 때 얼굴이 딱 그랬다. 아스가디언의 육체에 바이러스가 전염될 일은 없다고 재차 말했지만 불안에 흔들리는 시선은 계속 토르의 목덜미 주변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빨이 난 자리를 따라 뚫린 구멍에 생긴 핏자국이 흉측했다. 로켓을 안심시키기 위해 커다란 손으로 목덜미를 감쌌지만 더욱 피칠갑을 한 꼴이 되었다. 괜찮네. 피도 다 멎었다고.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자네도 알잖나. 싱긋 웃는 얼굴을 하자 겨우 흔들리던 눈이 잠잠해졌다. 

 

겨우 의식이 돌아왔지만 등에 닿던 체온이 내내 불처럼 뜨거웠으니 그가 앓고 있는 고통은 그대로일 터였다. 병이 더 진전되지 않도록 로켓을 진정시키고 최대한 회복에 전념해야 했다. 그새 내뺄 궁리를 하고 있는 로켓에게 토르가 한 걸음 더 성큼 다가섰다.      

 

"그만 돌아가게. 동료들의 걱정이 커."

"됐으니까 내 일에 신경끄고 꺼져."

"여기까지 와서 내가 그냥 갈 것 같나? 어떻게든 자네를 데리고 돌아갈 거야."

"젠장! 망할 해적천사!"

 

욕설을 뱉는 로켓의 모습에도 토르는 어쩐지 웃음이 날 것만 같았다. 알았으니 열이 더 오르기 전에 누워 있게. 다음엔 목덜미가 아니라 다른 데를 물어뜯는 수가 있어. 좋네, 대신 앞으로 예방주사는 꼭 맞도록 해. 결국 로켓이 진저리를 치며 등을 돌려 누웠다. 움직이는 기척을 느꼈는지 거기서 다가오지 마, 지친 목소리가 경고한다. 해서 토르는 멀리 떨어지지 않은 나무 기둥에 등을 기대앉았다. 밤새 그를 지켜보기엔 충분한 거리였다.

 

그의 휴식이 방해받지 않도록 주위에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토르는 조용히 로켓의 상태를 살폈다. 진이 빠진 등가죽을 들썩거리며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퍽 안타까웠다. 그저 선선한 밤기운에 어서 열이 떨어지길 마음속으로 바랬다. 솔직하지 못하고 애써 미움을 사려 하는 태도가 어쩐지 제 동생과도 닮아 있어서 토르는 그것이 밉지가 않았다. 지금도 제가 남긴 상처가 걱정 되어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이 뻔히 보였다.

 

[여기 남겠나] 

 

니다벨리르에서 마침내 스톰 브레이커를 만드는 데 성공했을 때 빛나는 바이프로스트 앞에서 토르는 로켓에게 물었다. 그는 타노스라는 절망을 상대하러 갈 참이었다.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길. 그에겐 돌아볼 한 점 후회나 미련도 없었으나 로켓은 아니었다. 잃을 것이 많다고 했잖아. 포드에 태워 니다벨리르까지 인도해준 것만으로 감사했다. 그에게 이미 많은 것을 받았다. 자넨 폭풍에 휘말린 가엾은 친구일 뿐이야. 최후의 운명을 맞는 것은 자신과 타노스로 충분했다. 그러니까 로켓에게 더는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자네는 상냥해."

 

뾰족한 귀가 쫑긋하니 움직이는 것을 보았으나 잠결인 모양인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토르도 뒷말은 소리 내지 않고 삼켜냈다. 그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한 다네. 나의 용감하고 상냥한 친구여.

    

[날 두고 혼자 갈 생각하지 마]

 

 

 

***

 

 

 

가볍게 여긴 출혈이었으나 새벽을 지새우던 토르는 어느 순간 까무룩 정신을 잃고 잠들어 버렸다. 내리쬐는 햇볕을 견디지 못하고 눈꺼풀을 들어 올렸을 때 벌떡 일어선 그는 가장 먼저 두리번거리며 로켓을 찾았다. 설마 사라진 건 아니겠지. 열이 더 심해지면 안 되는데...상상 만으로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다. 하지만 그새 고여 흐르는 땀방울이 무색해지도록 눈앞의 로켓은 그루터기에 걸터 앉아 제 할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손바닥만 한 수신기를 주무르느라 토르에게 시선도 주지 않는 것이다.

 

"래빗, 이제 괜찮은 건가...?"

"그럼 당연히 괜찮지. 안 괜찮을 게 뭐가 있어."   

 

언제 죽을 뻔했냐는 듯 열이 내린 그는 평소 보다 한층 더 시니컬해 보인다. 얼이 빠진 토르가 좀처럼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을 무렵 밀림 사이로 고속음을 내며 날아온 거대한 그림자가 어느새 그들의 머리 위에 떠 있었다. 밀라노였다. 내 우주선에 무슨 짓을 한 거야! 비명 소리가 울려 퍼지는 하늘을 보며 로켓이 이죽거렸다. 니들은 나 따라오려면 멀었어. 잊었어? 내가 대장이잖아. 멈칫하던 토르도 이내 커다란 웃음을 터트렸다. 그의 친구는 망할 스윗래빗이기도 했다.    

     

      

 

 

 

 

 

       

 

 

Posted by 모노님 :